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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김운회 주교

중국 춘추 시대, 노(魯)나라의 태사(太史) 좌구명(左丘明)의 『국어』(國語) 「오어」(吳語) 편에 “무감어수감어인(無鑑於水鑑於人)”이란 말이 있습니다.
거울이 없어 물을 거울로 삼았던 시절에 나온 이야기인데,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지 말고 사람 마음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자신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평가할 때 자신의 외모가 아니라 주변 이웃들 안에서 그 모습을 찾아보라는 것입니다.
이 말에서 어렵고 힘든 이웃들에게 먼저 다가간 착한 사마리아 사람을 떠올립니다.
아울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무엇인지 모를 중압감을 주는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최근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닥친 자연재해의 피해 규모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세계적으로 불안한 경제 상황은 또 얼마나 큰 파장을 가져올지 가늠조차 하기 힘듭니다.
누구나 어려울 때 사회 안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의 삶은 더 고달프고 힘들 것입니다.

어려운 이들을 찾아 돕는 사랑의 실천은 다른 그 누구에게도 미룰 수 없는 교회의 중요한 본질이며, 교회 존재를 드러내는 필수적인 표현입니다.
(베네딕도 16세, 회칙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25항 참조).

우리는 “굶주린 이들에게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루카 9,13) 하신 그리스도의 말씀을, 국가와 인종, 종교와 문화 그리고 지역을 뛰어넘어 실천하는 데에 부름을 받았습니다.
나눌 수 없는 이유는 많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나누어야 하는 것은 하느님께 받은 무한한 사랑을 온 세상에 전해야 하는 사명이 우리에게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카리타스 가족 여러분!
한국 카리타스에는 여러분의 사랑과 격려 그리고 정성어린 기도가 필요합니다.
더불어 이 자리를 빌려 한 가지 청을 드립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기에 앞서 가난한 이들 안에서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봅시다.
그리하여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데 힘이 되어 주십시오.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이사장
김운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