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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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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1년 자선 주일 담화 
작성자 한국카리타스  이메일 webmaster@caritas.or.kr 
작성일 2011-11-29 오전 9:29:59  조회수 3932 
첨부파일

2011년 28회 자선 주일 담화 전문

 

탐욕 대신 사랑을 선택합시다!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은 한국 천주교회가 기념하는 스물여덟 번째 자선 주일입니다. 이 자선 주일을 통해 우리는 우리에게 남기신 예수님의 삶의 모습을 기억하고 우리도 그분의 삶을 본받아 살아갈 것을 다짐합니다. 아울러 예수님께서 일생을 통해 몸소 실천하신 사랑과 자선, 나눔의 의미를 되새깁니다.

빛과 어둠

우리나라는 그동안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루어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의 저변에는 여전히 여러 가지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워 있습니다. 점점 더 심각해지는 양극화와 빈부 격차, 불어나는 가계 부채와 고물가는 서민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짓누르고 상대적 빈곤감에 시달리게 합니다. 많은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좌절하고, 치열한 생존 경쟁의 분위기는 사람들을 지치게 하며, 무엇보다 사람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권을 누리지 못하는 참담함 등이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끊게 하는 죽음의 문화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엄청난 사회 복지 예산은 물론이고, 각종 기부금과 사회 복지 법인들과 기부 단체의 후원금은 가히 천문학적인 숫자에 이릅니다. 그렇다고 어둠의 그림자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게다가 행복한 사회를 구현하자는 복지 분야에서조차 비록 일부분의 측면일지라도 선심성 복지와 면피용 복지, 집단적인 이기심에서 비롯하는 욕망의 덫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복지 종사자들의 그릇된 모습 등은 오늘날 한국 사회 복지의 현실을 더 어둡게 합니다.

  지구촌이 다시금 금융 위기의 여파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힘겹게 살아갑니다. 주체할 수 없는 무기력 속에서 절망하고 좌절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하지만 어둠이 빛을 이겨본 적은 없습니다. 이 어둠을 극복하는 방법은 독점이라는 탐욕을 부수어 나눔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너’를 위해 사는 길이 바로 ‘나’를 위해 사는 길이라는 진리를 깨닫는 것입니다. ‘나와 너’를 살리는 공생과 상생의 길을 동행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스승 그리스도께서는 이웃을 위해 살아가라고 끊임없이 우리에게 요청하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독점과 독식이라는 탐욕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힘 - 사랑

 빛으로 이 세상에 오신 아기 예수님에게서 우리는 ‘너’를 위한 삶의 길을 만나고 세상을 바꾸는 길을 발견합니다. 강생의 신비가 바로 여기에 들어 있습니다. 아기 예수님께서 태어나시는 말구유에는 한 가지 위대한 힘이 생겨납니다. 사랑을 불러일으키는 힘입니다. 이 힘은 내 안에 새겨져 있는 신비로운 힘으로, ‘나의 것’을 ‘너’와 나누고자 하는 힘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1요한 4,16). 사랑의 힘으로 아기 예수님께서 우리 가운데 태어나십니다. 그 결과 “사랑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하느님 안에 머무르고 하느님께서도 그 사람 안에”(1요한 4,16) 머무르시게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본질 자체가 사랑이시기 때문에 사랑밖에 하실 수 없는 분이십니다. 사랑 이외에는 아무것도 하실 수 없는 분, 그분이 바로 우리의 주님이십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삶과 실천으로부터 세상을 바꾸는 힘을 감지합니다. 그분과 가장 가까이에서 삶을 나누었던 한 제자는 이 힘과 관련하여 이렇게 고백합니다. “그분께서 우리를 위하여 당신 목숨을 내놓으신 그 사실로 우리는 사랑을 알게 되었습니다”(1요한,16).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우리가 내려야 할 처방은 아주 간단하고 명료합니다. “우리도 형제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아야”(1요한 3,16) 한다는 것입니다. 사랑의 힘을 믿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변화시킵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자신을 나누고 이웃을 위해 투신합니다. 홀로 독점하지 않습니다. 독점은 그 의지를 갖는 순간부터 자신과 사회에 독약이 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어려운 변화는 자기 자신을 바꾸는 일입니다. 자신을 바꾸면 세상도 바뀝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 하고 말씀하십니다. 세상과 인간을 사랑하신 하느님을 본받아 이웃을 위해 사랑의 고압 전류를 흐르게 하는 일에 여러분 모두 앞장서 주시기를 소망합니다.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고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것에만 관심을 쏟는 현실 속에서 자신을 넘어 이웃을 나보다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것이야말로 사람이 되어 오시는 아기 예수님의 강생의 신비를 사는 길입니다. 우리는 지금 가난한 모습으로 우리 가운데에서 거처를 정하시기 위해 탄생하시는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대림 시기에 사랑의 길을 닦는 여러분 모두에게 하느님의 복이 가득하고, 사랑이신 하느님 때문에 맘껏 행복하시기를 기도합니다.

  2011년 12월 11일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안명옥 주교